대법 “확정판결 전후 사기 범행, 하나로 묶어 형 정하면 안 돼” 원심 파기환송

여러 사건 범행은 과거 판결 확정일을 기준으로 나누어 형을 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이 여러 차례 사기 전과가 있는 피고인의 추가 사기 사건에서 원심 판단을 일부 파기환송했다. 기존 판결이 확정된 시점을 기준으로 범죄를 나누어 형을 정해야 하는데, 원심이 일부 범죄를 하나로 묶어 판단한 것이 문제라는 취지다.
이 사건 피고인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사기죄 등으로 여러 차례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후 다시 공사 자금이나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고 하며 여러 피해자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쟁점은 새로 기소된 사기 범행들이 과거 확정판결들과 어떤 관계에 있는지였다. 쉽게 말해, 예전에 이미 판결이 확정된 사건과 이번 사건을 “같이 재판받았더라면 형을 조금 다르게 정할 수 있었는지”가 문제였다.
형법은 여러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나중에 따로 재판을 받게 된 경우, 일정한 요건이 맞으면 이미 확정된 사건과 동시에 재판받았을 때의 형평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 제39조 제1항 문제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범죄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어떤 판결이 확정된 뒤에 새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 범죄는 과거 확정판결 전의 범죄와 동시에 재판받을 수 없었다. 이런 경우에는 “같이 재판받았을 경우”를 가정해 형을 줄이거나 조정할 수 없다.
원심은 일부 범죄들을 하나의 경합범으로 보고 함께 형을 정했다. 또 여러 전과 중 일부는 고려하지 않고, 마지막 전과와의 관계만 보고 형평을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판단이 잘못됐다고 봤다. 판결 확정 전 범죄와 판결 확정 후 범죄 사이에는 이미 확정판결이라는 기준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두 범죄를 하나로 묶어 형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먼저 첫 번째 확정판결 전에 저질러진 범죄는 과거 전과들과 동시에 재판받았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형을 정할 때 그 전과들과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 네 번째 확정판결 이후, 다섯 번째 확정판결 전에 저질러진 범죄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이 범죄는 첫 번째 확정판결 전에 저질러진 다른 전과와 동시에 재판받을 수 없었던 범죄이므로, 이를 후단 경합범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결국 대법원은 범행 시점과 판결 확정일을 따져 각각 따로 형을 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원심판결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간단하다. 여러 범죄가 있다고 해서 모두 하나로 묶어 형을 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판결이 확정된 날짜를 기준으로, 그 전에 저지른 범죄인지 이후에 저지른 범죄인지를 나누어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대법원이 다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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