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소송구조 결정 기다리다 항소이유서 기한 놓쳤다면 연장 심리해야"

대법원이 항소인이 기한 안에 소송구조를 신청하고 결정을 기다리다 항소이유서를 내지 못했다면 법원이 곧바로 항소를 각하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항소인에게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는지 살펴 제출기간을 늘릴 수 있는지 심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는 가등기 말소 사건의 항소인이 소송구조 결정을 기다리다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을 넘긴 사건에서 원심의 항소각하 결정을 파기하고 의정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사건번호는 2025마7481이며 결정일은 2026년 8월 25일이고, 대법원은 9월 2일 판례속보와 결정문을 공개했다.
피고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수급자라는 이유로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끝나기 약 20일 전 변호사 보수에 관한 소송구조를 신청했다. 법원은 제출기한 전에 소송구조 결정을 했지만 결정문이 늦게 송달됐고, 피고는 소송구조 결정과 항소각하 결정을 같은 날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불변기간은 아니어서 민사소송법 제173조의 추후보완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기한을 지키지 못한 데 항소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다면 재판청구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민사소송법 제172조 제1항에 따라 기한이 지난 뒤에도 제출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항소인이 제출기간 안에 소송구조를 신청했는데 법원의 결정과 송달이 지연돼 변호사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기한이 지났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곧바로 항소를 각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원심이 항소인에게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는지와 기간 연장 요건을 살피지 않은 것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며 원심결정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결정은 소송구조를 신청했다는 사실만으로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이 자동 연장된다는 뜻은 아니다. 대법원은 소송구조 제도를 이용해 의무제출 제도를 피하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법원이 심리해야 한다고 전제해, 향후 유사 사건에서도 신청 시점과 결정·송달 경위, 당사자의 귀책 여부가 핵심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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